로니는 6년차 아마추어 야구선수입니다.(야구의 시작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였지만 정식 사회인 야구를 시작한지는 약 6년쯤 됐군요)
야구를 사랑하고 밥보다도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 중 한 명이죠. 주말이면 어김없이 사회인 야구동호회에서 한 명의 선수로 이리뛰고 저리뛰고 열심히 야구를 즐기고 있습니다.
로니의 메인 포지션은 외야수입니다. 젤로 좋아하는 야구선수 '스즈키 이치로'와 같은 교타자 우익수가 되는것이 저의 희망사항입니다.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외야수는 정말 매력적인 표지션이죠. 주자상황을 파악하고, 빠르고 정확한 송구로 주자를 베이스에서 잡아내는 그 짜릿 함이란...
내야수들이 느낄 수 없는 쾌감을 느낄수 있죠. 아마도 자신의 어깨로 아웃을 잡았다는 뿌듯함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외야에서 야구를 즐기며 즐거운 아마추어 야구선수의 인생을 즐기고 있을 무렵.. 어느순간부터인지 야구가 쪼오금 싫어졌습니다. 싫어졌다기 보다는 약간 부담스러워 졌다고 할까요?
바로 투수가 되면서 부텁니다.. 언제부터인지 저는 팀에서 투수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메인포지션은 우익수지만 세컨포지션으로 투수가 되었습니다.
투수가 된데는 약간의 일화가 있긴했지만, 여튼 투수가 되었죠..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투수가 싫습니다.
사람들은 투수라는 포지션을 상당히 좋아합니다. 멋지다고 생각하죠. 일종의 선망의 대상입니다.
어린신부에서 문근영은 남편인 김래원을 두고도 같은 학교 야구부 투수를 좋아했고, 이현세의 만화 까치에서도 투수인 까치의 여자친구는 어여쁜 엄지랍니다. ^^
하지만 투수라는 포지션은 상당히 부담스러운 자리임에 틀림 없습니다..
(그전에도 알고는 있었지만..)투수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하며 매우 고독하고, 외로운 자리라는 걸 마운드에 오르고서야 몸소 느꼈습니다.(타자들에게 난타 당하니 알겠더군요.^^)
저는 매 경기마다 선발로 출장하는 선발투수는 아니지만, 가끔 선발투수를 도와주는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오르고 있죠. 하지만 마음속엔 선발투수보다 더 큰 부담감이 항상 저를 짓누릅니다.
선발투수가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내려오면, 계속 그것을 유지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선발투수가 지고 있는 상황에서 내려오면, 더 이상은 점수를 내주면 안된다는 부담감이 있습니다.
한번은.. 11점차로 이기고 있던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그날은 날씨가 무척더운 날이었고, 선발 투수는 상당히 지쳐있어서 저는 이름 그대로 선발투수를 도와주는 '구원투수'가 되었던 거죠.
5회 현재 11점차.. 거기서 그대로 틀어막으면 경기는 콜드게임(Called Game)으로 마감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마음은 두근두근, 시근땀은 줄줄, 공 하나하나에 혼신을 다해 던졌습니다.
하지만 매정한 타자들은 제 공을 잘도 받아치더군요.. 결국 4실점했고, 콜드게임은 물건너갔죠.
저는 6회까지 던지고 내려왔고.. 저의 뒤를이어 마무리 투수가 올라와 경기를 마무리 지어 7회만에 경기가 끝났습니다(아마추어 야구는 7회가 정규 게임의 마지막 입니다). 그런데 경기가 끝난 후 제 마음에 비수를 꽂는 말이 제 귀에 들렸습니다. 그날은 저희 팀 멤버의 와이프되시는 분들이 응원을 나오셨었는데, 그 분들 중 한분이...
"자기야~ 아깝다. 그치? 두번째로 올라온 투수(로니 ㅡㅡ;)만 아니었으면 콜드게임으로 이기는 건데.."
맞는 말인데.. 마음이 찡~ 하더군요.. '역시 투수는 웬만큼 잘해선 티도 안나고.. 조금만 못하면 욕만 먹는구나..'라는 생각이 확~ 들더군요..ㅎㅎ
왜 마운드에 오르기전에 연습피칭을 하면 포수가 극찬할 정도로 잘 던지는데.. 마운드에만 오르면 잘 안되는 것일까요?? 어쩔땐 타자들이 제가 던진 공을 피하기에 바쁩니다. ㅡㅡ;
역시 이유는 부담감 때문이겠죠.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
야구장에서 야구 관람을 해보신 분은 잘 아시겠지만.. 야구장에서 주로 눈여겨 보는 포지션이 어느 포지션인가요? 내야수? 외야수? 포수? 타자? 아니죠.. 대부분 투수를 응시하시죠..?
그 기대의 눈이 상당히 부담스럽습니다. 내 몸동작 하나하나를 많은 사람들이 지켜본다고 생각해 보세요. 아아~
전에 포스팅에서 말한 것처럼 저는 '억지로 강제로 하는 모든 것은 죄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저의 능력이 투수건 외야수건 상관없이.. (매우 이기적인 발상이지만..) 감독님께 투수를 그만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감독님께서는 수긍도 부정도 하지 않으셨죠. 그래서 어야무야 하다보니.. 팀을 위해(?) 투수를 하고 있습니다.
요즘엔 투수로 마운드에 오르는 것을 나름대로 즐겨보려고 노력하는 중이라죠. 멋진 투수가 되어봐야겠다는 생각도 가끔 든다죠. 하지만.. 마운드에 오를때면 언제나 언제나 언제나 아마도 영원히~ 고독하고 외로운 싸움은 계속될것 같네요.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 언제 시간되시면, 경기장에 나와 로니를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
매번 투수로 출전하지는 않겠지만, 투수던 아니던.. 박수를 보내주세요~ ^^*
PS.. 박찬호가.. 김병현이.. 서재응이.. 김선우가.. 그날 하루 투구가 좋지 않았다고 일희일비 하지 말아주세요.. 그들도 매번 마운드에 오를때마다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을 계속하고 있을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