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애도기간에 너무도 큰 슬픔에 포스팅을 자제하다 이제야 공개합니다.]
5월 23일 오전... 회사 동료의 결혼식...
그래서 아침부터 분주했다.. 셔츠를 다리고 정장을 꺼내입고... 머리를 만지면서...
메이저리그 야구를 시청하려고 TV를 켜려는 순간...
건너방에서 들리는 동생의 다급한 목소리...
"오빠!! 노무현 대통령 돌아가셨대..."
어젯밤 프로야구 중계를 시청하고 고정되있던 스포츠 채널에서 급히 공중파 방송으로 채널을 옮겼다..
아니나 다를까...
모든 TV프로그램이 중단되고 뉴스속보형식의 보도가 계속 되고 있었다...
아래 자막엔...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추정'...
아침 여덟시반에 나에게 날아든 비보...ㅠㅠ
순간 정신이 멍했다.. 한참을 TV를 아무생각없이 멍하게 바라봤다...
이윽고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나도 모를 감정의 변화... 그냥 눈물이 흘렀다...
잠시 후.. 뉴스 앵커의 멘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인이 자살로 추정됩니다." ...................?
'뭐라고? 자살? 이게 뭔소리야?'
결혼식을 준비하던 내 모든 동작은 그대로 얼어버렸다...
눈물도 멈춰버렸다..
아... 이게 무엇이란 말인가... 왜 그가 자살이라는 극단의 방법을 택해야만 했단 말인가...
운전을 하며 결혼식장으로 가는내내 내몸이 마치 장례식장으로 가는 것처럼 무거웠다..
계속해서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면서 가다가 여러번 큰일날뻔하기도 했다..
결혼식이 끝나고 잡혀있던 약속을 간단히 마무리한 뒤 집으로 돌아왔다..
계속해서 TV에 이목을 집중했다... 눈물이 흘렀다...
다시는 살아있는 그를 볼 수 없다는게 믿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후회와 자책이 밀려왔다..
그 동안 노대통령 퇴임 이후.. 봉하마을에 꼭 내려가보겠노라고..
꼭 내려가서 그분을 뵙고 악수라도 한번하고 사진 한장 찍고 오겠노라고...
그렇게 생각했는데... 결국 가보지 못했다...
멍청하게도 그분이 언제까지나 그곳에 계실줄로만 알았다...
후회막급...
다른 한편으로는.. 스스로 깨끗함 정직함을 내세우던 그분께서.. 검찰의 포토라인에 섰을때...
내 마음속으로... '결국 저 사람도 똑같잖아?'라고 했던...
그 마음에 죄송함을 금할 길이 없었다..
그분이 가시고 나니 그동안 실컷 '노무현죽이기'에 솔선수범했던 언론에서 떠들어 대는 말들...
'정치보복' '정치적 타살' '혐의 밝혀진바 없음' '검찰의 잘못' ...
무어란 말인가... 사람이 죽어야만 그들의 소리를 낼 수 있단 말인가?
아니면 저것마저도 구독율 청취율 시청율을 올리기 위한 언론들의 수사란 말인가??
내 마음은 너무도 아팠다.. 지금도 너무 아프다...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다..
그의 영면을 빌기위해.. 덕수궁앞 대한문 빈소를 찾았다.
길게 늘어선 줄...
시청역 대한문앞에서 시작된 줄은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이대백주년기념관, 정동극장을 지나 서울역사방물관까지 길게 늘어서 있었다..
장장 여섯시간이 걸리는 조문길... 하지만 조문객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조문가는 그길에 서서... 이제 그분을 보내드려야 하지만 내 마음은 전혀 보내드리고 싶지 않았다..
온국민이 애도에 잠겨있을 때.. 정부와 청와대는 우리 국민이 아닌듯 보였다..
이명박과 그 일당들은 일관 그의 죽음에 대해 탐탁치 못해하는 태도를 보이고..
시민 분향소를 철거하고.. 추도행사를 공권력으로 제지하고..
이 사건으로 인해 그들의 조금이라도 손해를 볼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내비췄다.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국가의 전 수장이 서거했건만.. 현 대통령은 담화문조차도 없었다..
뭔가 뒤가 캥기는 것인가? 도둑이 제발을 절이고 있는 것인가?
노무현 대통령의 영결식장에 이명박이 헌화하기 위해 단상에 올라왔을 때...
조문객석에서 야유와 비난의 함성이 들렸던 것도 어찌보면 당연지사인지도 모르겠다..
심지어 이명박은 그 영결식장에서 웃음을 보이기도 했으며, 단상에서 내려올때는 자기가 그곳에 왜 올라갔는지도 망각한채 조문객석에 자기 마누라와 둘이 고개숙여 인사하기도 했다..
정말 그사람이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 나는 의심스럽다.. 그리고 이나라가 어디로 가는 것인지.. 걱정스럽다.
(난 그사람을 뽑지 않았다.. 우매한 국민들이 정치적 수사에 속아서 그사람을 뽑아놓고 땅을치며 후회한다. 하지만 또!! 앞으로 후회할 짓들을 할 것같아서.. 마음이 썩 편치는 않다.)
노무현 대통령이 연화장의 불꽃에 한줌의 재로 돌아오던 날...
난 다시 눈물을 뚝뚝흘리며 TV를 지켜봤다...
그리고.. 그분의 영면을 빌었다.
이제 그분은 고향 봉하마을로 돌아가셨고 앞으로 7주간 매주 금요일에 49제가 정토원에서 열린다고한다.
살아생전에 그분을 찾아뵙지 못해 죄스럽던 마음을 49제에서 그리고 그분이 나고 자란 봉하마을의 산중턱에서 작은 비석으로 만나 뵙고 용서를 빌어야겠다.
고인의 명복과 영원한 안식을 빕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부디 정쟁없는 평화로운 곳에서 편안하소서...
당신이 보여줬던 서민을 향한 낮은 자세는 죽을 때까지 마음 깊숙히 새겨 두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무지와 고통속에서 지내던 중생들을 구해주셔서...
영광입니다. 당신과 같은 시대에 같은 하늘아래서 살았었다는 사실이..
미안합니다. 순간이나마 당신을 배신했던 마음이.. 그리고 당신을 지켜주지 못해서...